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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모르는 암수살인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본 이후로, 우리나라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범죄 영화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2018년 개봉한 범죄 영화 '암수살인'을 시청하였습니다. 영화 '암수살인'은 '김윤석' 배우와 '주지훈'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범죄 영화로, 2010년 부산에서 실제로 발생한 암수범죄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입니다. 여기에서 암수범죄란, 어떠한 범죄가 실제로 발생하였지만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또는 용의자의 신원 파악 등이 해결되지 않아 공식적인 통계상으로 집계되지 않은 범죄를 말합니다. 

     

    형사와 범인이 펼치는 소름 돋는 심리전

    영화의 시작과 거의 동시에 '주지훈' 배우가 연기한 '강태오'라는 인물은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됩니다. '김육석' 배우가 연기한 형사 '김형민'은 어느 날 감옥에 수감된 '강태오'로부터 연락을 받고 교도소에 접견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접견실에서 '강태오'는 '형민'에게 자신이 총 일곱 명의 사람을 죽였다며 추가 살인을 자백합니다. '형민'은 직감적으로 '강태오'의 자백이 사실임을 느끼게 되고, '강태오'가 직접 적어준 살인 리스트를 기반으로 수사를 시작합니다. '형민'은 '강태오'로부터 받은 살인 리스트와 그의 자백만을 가지고 수사 현장에서 증거를 모으려 하지만, 여러 차례 허탕을 친 '형민'은 그의 살인 리스트에는 거짓 정보가 섞여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심지어 '강태오'는 '형민'을 증거조작으로 몰아가 자신의 형량을 줄이는 것에 성공합니다. 이로써 '형민'은 '강태오'가 자꾸만 자신에게 거짓된 범죄 사실을 털어놓는 이유가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빌미로 자신의 형량을 조금씩 줄이기 위함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형사 '형민'과 범인 '강태오'의 심리전이 시작됩니다.

     

     

    '강태오'의 진술에 분명히 거짓된 정보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형민'은 아무도 모르게 죽어나간 암수살인의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수사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는 살인 방법, 시간, 장소 등을 명확히 기억하며 태연하게 자신의 범죄 사실을 말하는 '강태오'가 연쇄살인범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나갑니다. '형민'은 '강태오'가 원하는 영치금이나 교도소 내에 반입이 불가한 물품들을 제공하며 그를 어르고 달래기도 하고, 때때로 그를 자극하기도 하는 등 심리전을 펼치며 점점 '강태오'의 거짓 살인 리스트에서 퍼즐 조각을 맞춰나갑니다.  그리하여 '강태오'가 어린 시절 누나와 함께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지만 이를 누나가 덮어준 것, 그리고 과거 자신과 애인이 사춘기에 들어선 자녀 문제로 이별을 요구하자 그녀를 죽여 시신을 토막 내고 이곳저곳에 나눠서 유기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형민'은 성인이 된 피해자의 아들에게 증인석에서 '강태오'에 대해 진술해 줄 것을 부탁하고, 결국 이를 통해 15년형을 살고 있던 '강태오'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습니다.

     

    범죄 영화의 새로운 스토리와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의 완벽한 조화

    이 영화가 다른 범죄 영화들과 조금 다른 점은, 범인이 이미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자신의 추가 범죄를 자백한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범죄 영화에서는 형사가 누군지 모르는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라면, 영화 '암수살인'의 경우에는 형사가 이미 범인을 알고 있고 범인이 아닌 범죄 자체를 쫓는 과정이 주된 내용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형사와 이미 잡힌 범인 사이의 심리전에 어느새 몰입하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끔찍하고 답답한 영화의 내용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이 정말 무섭고 소름 돋았습니다. 한 편, 이렇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윤석' 배우는 원래 연기력, 목소리, 카리스마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영화를 통해 '주지훈' 배우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범인 '강태오'의 뻔뻔하고 사이코패스 같은 소름 돋는 면모를 완벽하게 연기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내내 그의 목소리 톤, 사투리, 소름 끼치는 표정과 눈빛을 보며 저도 모르게 계속 긴장과 공포 속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면에서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완벽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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